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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3~343일차: 맛있는 건 정말 참을 수 없어

저번에 샀던 보냉가방은 오다와라 시내에서 쇼핑할 때 정말 잘 활용하고 있다. 혼자서 하루이틀 먹을 식재료들을 넣기에는 딱 맞는 크기여서 아주 마음에 든다. 개인 부엌에 더해 보냉가방까지 있으니 나의 휴일 식생활이 더욱 풍요로워졌다. 침대는 물론이고 사용하고 있던 베개역시 기숙사에 원래부터 있었던 비품이었던 지라 이번 기회에 마음에 드는 베개를 장만했다. 이사를 하고 지금까지 약 한 달동안은 접이식 간이 매트리스를 적당히 접어서 베개겸용으로 때웠었다. 언제까지고 이렇게 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베개는 수면의 질에 상당히 큰 영향을 주니 직접 만져보고 높이까지 고려하며 가장 괜찮아보이는 녀석으로 구매했다. 앞면 뒷면 반발력이 다른 특이한 베개인데, 그때그때 컨디션에 따라 뒤집어서 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83~312일차: 이사를 하게 되다

화분증에 시름시름 앓으면서도 얼마전부터 계속 구상해두고 있던 계획을 기어코 실행에 옮기에 되었다. 드디어 남자기숙사에서 나와 개인 사택으로 이사를 하게 된 것이다! 이날은 실제로 이사를 가기 전에 들어갈 방에 사전답사를 나서서 사진을 확인 차 몇 장 찍었다. 천장의 텍스는 종류에 따라 석면이 들어간 것도 있어서 예전에 큰 문제가 되기도 했는데, 확인해보니 다행히 내가 지내게 될 이곳의 텍스는 석면이 들어간 녀석은 아니었다. 기숙사의 관리비가 정말 터무늬 없을 정도로 싸고 나름대로 장점도 있지만 결국은 부엌부터 샤워실, 심지어는 화장실까지 공유를 해야하다보니 여러모로 고충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특별한 이변이 생기지 않는 이상 지금 받은 5년 비자가 만료될 때 까지는 일본에서 계속 지낼 생각인데, 이런 ..

259~282일차: 매너리즘과 화분증이 찾아오다

이번 우츠노미야 여행에서 일행 중 누군가가 사놓은 교자맛 감자칩이다. 뭔가 특별하게 만두향이라도 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평범한 맛이라 조금 실망했다. 그래도 감자칩은 웬만큼 맛있으니까 나름 저점이 보장된달까. 별로인듯이 말 했지만 실제론 맛있게 잘 먹었다. 며칠동안 입에 잘 맞는 메뉴들이 직원식으로 많이 나와서 만족도가 상당했다. 매번 말하는 내용인데, 나는 미식가이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음식 몇가지만 잔뜩 먹여도 그럭저럭 잘 만족하는 인간이라 먹는 것과 관련해서는 생활 난이도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아마 평소에도 찬을 다양하게 차려먹거나 매번 먹는 메뉴가 달라야하는 사람이라면 일본에서 절대 생활할 수 없을 듯 싶다. 한 번은 이자카야 당일 스페셜 메뉴로 콘 비프가 나와서 한 번 시켜보았다. 한국에선 ..

236~258일차: 하코네 단수소동, 사원여행으로 놀러간 닛코 동조궁

한국에서의 즐거운 휴가가 끝나고 돌아온 하코네는 설국이었다. 그저 잠깐 즐기고 마는 눈이었다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지내는 이 곳 유모토쪽은 눈덮인 겨울의 추위를 견디기에는 너무 나약했나보다. 일대 주택과 가게에 식수를 공급하는 수도관이 동파되어 단수사태가 일어나버렸다. 근무하는 호텔은 문제없었지만 기숙사까지는 영향을 피할 수 없었기에 임시로 비상 보존수를 사용해가며 버티기로 했다. 다행히 1차 수습정도는 가능했는지 일반적으로 사용빈도가 높은 낮 시간대에는 정상적으로 물 공급이 재개되어 큰 불편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며칠 정도 지나니 완전히 복구되어서 가게들도 하나 둘씩 야간에도 정상영업을 하기 시작했고 나 역시 누구보다 제일 먼저 근처에 있는 이자카야에 방문했다. 당연하게도 다들 가게에 들어오자마..

226~235일차: 한국에서 보내는 첫 휴가

신나게 온천 체험을 하고 난 그날 밤, 도대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쓰러지듯 잠에 빠져들었고 점심무렵이 다 되어서야 간신히 눈을 떴다. 전날 너무 땀을 많이 빼서 그런지 유독 짠 음식이 당겼고 일단 마음이 이끄는 대로 오다와라 시내에 있는 마치다 쇼텐에서 식사를 했다. 일본 대부분의 라멘이 그렇지만 이에케 라멘 역시 매우 국물이 짠 편에 속하는데, 나는 항상 국물을 진하게 주문하게 때문에 웬만한 한국인들은 엄두도 못낼 염도의 국물이 나온다. 내 나름대로 영양제도 먹고 수분보충도 착실히 하고 있지만 절대 누군가에게 권할 식습관은 아니니 착한 어른이들은 함부로 따라하지 않길 바란다. 저번에도 말했듯 이에케 라멘집에서는 보통 밥을 무료로 같이 제공하는 경우가 많은데, 국물에 밥을 좀 말아보니 ..

218~225일차: 식도락과 함께하는 하코네 온천 탐방

하마마츠 여행을 다녀오고나서도 하루 휴일이 남아 시내에 들러 장을 좀 보기로 했다. 물론 당장 급하게 사야할 물건은 없었고 그냥 밥먹으러 나온게 더 큰 이유다. 저번 여행 내내 교자와 장어만 먹었다보니 육고기가 먹고싶어져 야키니쿠를 잔뜩 구워먹었다. 야키니쿠 특유의 1인 불판과 소분된 양은 나 같은 혼밥족에게 메리트가 크지만 한편으론 한국인으로서 두툼한 생고기가 먹고싶어질 때가 있다. 일본은 고기를 뭐든 양념을 해서 먹는 문화이다보니 밖에서 저렴한 가격에 생고기를 먹기란 힘든 일이다. 한 번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라멘집의 정기휴무일에 휴일을 받게 되어 대단히 곤란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날은 아쉬운대로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지로계 라멘을 한 번 먹어보기로 했다. 솔직히 별로 신뢰가 되진 않았지만 이날은 ..

하마마츠 여행기(下): 하마마츠 성, 나카타지마 사구

전날 밤 잇푸도에서 2차 식사까지 마치고 배를 쓰다듬으며 그대로 숙소까지 복귀했다. 바람이 상당히 매서웠기에 갈 때와 마찬가지로 버스를 이용했다. 침대에서 잠시 내일 들려볼 장소와 동선 등을 생각하다가 그대로 잠에 들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밝은 햇볕에 비치는 하마마츠 시내와 성이 나를 반겼다. 주변에 초고층 빌딩이 많지 않고 객실이 제법 높은 곳에 위치해있다보니 기대 이상으로 경치가 좋았다. 간단히 목욕을 하고(숙소에서 목욕은 나에게 중대사항이다) 짐을 다시 꾸린 다음 그대로 체크아웃을 했다. 11시 체크아웃이긴 하지만 오늘도 이곳저곳 가볼 장소들이 있기에 약간 이르게 체크아웃을 했다. 체크아웃 시간에 딱 맞추어 와서 성가시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다. 나도 똑같은 호텔일을 하는 사람..

하마마츠 여행기(上): 장어와 교자를 먹으러 떠나보자

예전부터 마음속에 두고 있던 주요 여행지 중 한 곳인 하마마츠에 1박2일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마침 내가 생활중인 하코네와 그렇게 멀지 않아서 상당히 편하게 갈 수 있는 편이다. 오다와라 역에서 신칸센으로 1시간 20분 정도 이동하여 도착한 하마마츠 역. 쌀쌀한 바람이 나를 반겨준다. 날씨는 쾌청한 편이었지만 전날부터 기온이 많이 떨어져 손이랑 얼굴이 상당히 시리게 되었다. 하마마츠의 시내버스는 무슨 이유인진 모르겠지만 통상의 스이카나 파스모를 사용할 수 없고 독자적인 나이스 패스라고 하는 카드를 이용해야만 한다. 웬만한 결제를 스이카로 때우는 나에게는 상당히 아픈 소식이다. 일반 여행객들에게 그나마 희망이라면 보통의 터치식 신용카드 결제는 가능하다는 점. 주요 관광지에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 이런..

205~215일차: 이에케 라멘과 하코네 온센만쥬 시식회

요즘 퇴근을 하고 나면 약간의 고기나 생선을 곁들여 논알콜 맥주 한 잔 하고 자는게 가장 큰 낙이다. 최근엔 편의점의 숯불 야키토리 4종 모둠이라는 제품이 눈에 들어와 맛을 보았는데 퀄리티가 나쁘지 않았다. 딱 안주거리라는 느낌인데다 나 말고도 사가는 사람이 되게 많은지 주변의 다른 상품들이 항상 개근하는 것과 달리 이 제품은 품절되는 날이 제법 많다. 신나게 야식을 먹고 있다가 밖에서 수상한 소리가 들려 커튼을 걷어 보니 상당히 충격적인 광경이 펼쳐졌다. 이제 새해가 밝아 눈이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계절이건만 무슨 장마를 방불케 하는 매서운 빗줄기가 쏟아지는 것이다. 잠깐 지나가던 비구름이었는지 비는 금방 진정되긴 했지만 상당히 신선한 경험이 되었다. 일본의 기후가 한국과 달라 일어나는 일인 건지 여..

197~204일차: 하코네 에키덴과 도쿄 식도락

새해 둘쨋날이 밝았다. 일어나서 TV를 켜보니 하코네 에키덴이라고 하는 대학생 장거리 마라톤을 하고 있었다. 1월2일~3일 이틀에 걸쳐서 하는 연말연시의 가장 중요한 육상대회라고 할 수 있는데, 도쿄에서부터 이곳 하코네 아시노호까지 약 100키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를 왕복으로 교대하며 달리는 식이다. 출근을 하니 아니나 다를까 도쿄에서 오는 선수들을 보기위해 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모여있었다. 에키덴 하나만을 보기위해 이곳까지 찾아와 하루이틀 묵으시는 팬분들도 계셨다. 퇴근을 하고 예정대로라면 늘 들리는 근처 이자카야에 가려고 했지만 연말연시 연휴를 맞이해 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편의점 털이를 하기로 했다. 치킨난반과 시오야키소바, 돼지 안창살이 오늘의 주 메뉴이다. 이자카야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