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7월 일본여행기

4일차: 아는만큼 보인다! 야스쿠니 신사에서 도쿄타워까지

자손영 2023. 8. 13. 21:01

오늘도 편의점 음식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오늘의 아침식사. 메뉴는 연어, 명란 삼각김밥과 마카로니 샐러드, 반숙계란과 푸딩이다. 일본은 편의점 어딜가든 푸딩이 항상 있어서 커스터드 푸딩을 하나 골라봤다. 달걀은 딱 생긴 것 부터가 감동란이랑 똑같은 모양새인데 실제 맛도 똑같다.

 

부드러우면서도 고소한 커스터드 푸딩의 맛이 아침의 잠들어있는 위장에 시동을 걸어준다.
숙소1층에 있는 코인 세탁소.
협소한 숙소와 달리 상당히 널찍한 세탁소. 왜 세탁소가 방보다 좋은건가.
세탁부터 건조까지 1시간이면 되는 올인원 세탁기. 다만 데님같이 좀 두꺼운 소재는 추가로 건조를 해야한다.

마침 숙소 건물 1층에 코인세탁소가 있어 옷을 돌렸다. 옷을 원하는 세탁기에 넣은 다음 입구쪽의 키오스크를 통해 세탁설정 및 입금을 하는 방식이다. 한국어 지원은 안되지만 이용방법이 상당히 직관적이라 번역기의 도움을 조금 받으면 크게 어렵지는 않다.

 

아키하바라 외곽 골목.

지하철역으로 가는길에 아키하바라 옆 골목을 지나쳐갔다. 마침 점심쯤이라 그런지 식사를 하러 나오신 직장인들이 라멘가게 같은 곳에 줄을 서서 모여있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여러 크고작은 기업들이 많은 도쿄 도심이라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유난히 흰 셔츠차림의 샐러리맨들이 많아보였다. 지금은 좀 바뀌었다지만 옛날 한국에서도 회사원들은 거의 무조건 와이셔츠에 넥타이메고서 다녔는데 아마 가까이 있는 일본의 회사문화에 영향을 많아 받아서 그랬던건 아닐까.

 

아키하바라에서 신주쿠선 지하철을 타고 가면 바로 나오는 야스쿠니 신사. 건너편에는 에도성(황거)도 있다.
야스쿠니 신사 입구 바로 앞에 위치한 쿠단시타 정류장.

아키하바라쪽에서 탑승한 다음 쿠단시타에서 내려 출구로 올라갔다. 출구쪽으로 올라가면 바로 치요다 구청이 보이고 야스쿠니 신사도 옆에 있다.

 

야스쿠니 신사 입구.

쿠단시타 정류장에서 올라와 조금만 걸어가면 보이는 야스쿠니 신사 입구. 상당히 거대한 토리이가 있다. 보통 토리이의 크기로 그 신사의 위상을 볼 수 있는데 이정도 크기면 사실상 왕족을 모시는 신궁을 제외하고는 가장 큰 토리이가 아닐까. 한국으로 치면 현충원과 비슷한 포지션이니 그럴만도 하다.

 

신사 안내문.
방문자들이 신사에서 지켜야할 주의사항들이 적혀져있다.
일본에서 손에 꼽을 수준인 엄청난 크기의 토리이.

입구에서 10분정도 걸어가니 보이는 본당이 저 끝에 보이기 시작한다. 하도 말이 많은 곳이라 가끔 국내뉴스에도 나오다보니 한 번쯤은 보게되는 익숙한 모습이다.

 

야스쿠니 신사는 본래 보신전쟁(메이지 유신 직전 일어난 에도막부와 천황파간의 전쟁)에서 죽은 천황파 신정부군들을 기리기 위해 국가에서 세운 신사다. 이후에는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인물들을 합사시켜 제신으로서 모시고 있으며 현재는 그 수가 수백만은 된다. 태평양 전쟁에서 패전한 이후에는 연합군사령부에의해 민간단체가 되었으나 합사되어있는 인물들이 여러모로 근현대 일본의 방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들이 많아서 여전히 일본 정치권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흔히 알고 있듯 합사되어있는 인물들 중에는 도조 히데키를 비롯한 A급 전범들도 있다. 50년대쯤부터 차례로 C급, B급 전범들을 합사시키다가 아예 70년대 말에는 비밀리에 A급 전범들까지 합사되었는데, 전범 합사 사실이 밝혀진 이후로 야스쿠니 신사와 일본정부, 특히 합사를 주도한 자민당 계열 우파세력들이 전세계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당장 전쟁 당시부터 천황이었던 쇼와 천황이 이 부분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등 상당히 마음에 들지 않아하는 모습을 보였고 실제로 A급 전범 합사사건 이후로 한 번도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건 그 이후의 황족들도 마찬가지.

 

쇼와천황도 명확히 전쟁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었고 전쟁에 큰 책임이 있는 인물이긴하나 갖가지 뻘짓만하다 수틀려 국가원수인 자기까지 목이 날아가게 만들뻔한 당시 내각 구성원과 군벌들의 신격화에 대해 불쾌하게 여기는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서 나라 쫄딱 말아먹어놓은 놈들인데 뭘 잘했다고 신으로까지 모시겠냐는 거다.

 

자국의 전쟁범죄와 식민지배를 미화하고 세탁하려는데 힘쓰고 있는 일본 극우들은 항상 천황폐하 만세를 외치면서 겉으로는 천황에게 충성을 바치는 듯 하지만 실상은 예나 지금이나 천황의 의지나 생각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그저 명분을 확실하게 세울 수 있는 수단으로서 천황을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이는 천황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상실한 평화헌법 제정 이후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아무튼 이렇게 야스쿠니 신사는 전세계적인 비판과 황족들의 무관심에도 여전히 일본 우파들의 성지로서 건재하게 남아있다.

 

역사적 배경과 세대를 거쳐 계속되는 교육으로 반일감정이 뿌리깊이 있는 한국에서는 야스쿠니 신사에 대해 아예 근처에 가지도 말아야할 인외마굴처럼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이곳에서 굳이 참배를 하거나 공물을 바치는 등의 행동을 하는게 못할 짓이지 충분히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단순히 관찰할 목적으로 가는 것은 나쁠 것 없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야스쿠니 신사라는 전범들을 신으로서 모시는 신사가 있다는 것부터 자신들의 과오에 대해 제대로 반성할 기미가 없는 극우세력까지 다 괘씸하다고는 생각하지만 무작정 혐오와 편견에 빠져서 일제가 어쩌니 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눈과 귀를 닫아버리는 사람들의 자세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적을 상대하려면 적을 잘 알아야한다는 말처럼 무언가를 비판하려면 최소한 그에 대한 배경지식과 논리를 가지고서 해야한다.

 

혹시나 이 글을 보고 어찌 한국인이 되어서 야스쿠니 신사를 갈 수 있냐고 발작할 사람들이 있을까봐 어쩌다보니 변명아닌 변명을 길게 해버렸다. 어찌되었든 나는 여기서 참배를 할 생각도, 하지도 않았고 그냥 일본 우파들의 성지가 뭐하는 곳인가 궁금해서 탐색차 가본 것일 뿐이다.

 

야스쿠니 신사 본당. 특별한 날은 아니여서 사람들이 많이 있지는 않았다.

상당히 덥고 땡볕이 내리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참배를 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보아하니 입구를 들어가고 나가거나 그 주변을 지나칠 때 마다 목례를 하면서 나가는 것이 신사의 기본적인 예로 보였다. 물론 난 안했다.

 

미타마마츠리라고 쓰여져 있는 등불이 신사 입구에 달려있다.

미타마마츠리라는 일본 전역에서 하는 행사를 야스쿠니 신사에서도 하는 것으로 보였다. 원래는 정월같은 명절에 주로 하는 것으로 아는데, 야스쿠니 신사에서는 특이하게 7월달에 하는 듯 했다. 주로 조상들의 혼령을 기리는 제사를 하고 신사 주변으로 등을 환하게 밝혀놓는 행사인데 하필 야스쿠니 신사에서도 미타마마츠리를 하니 좀 께름칙하게 느껴졌다. 여기 말고도 도쿄 내에 좋은 신사가 충분히 있을텐데 굳이 논란이 되는 곳에서 미타마 마츠리까지 하는걸 보면 얘내들도 참 뻔뻔하다 못해 지독한 것 같다.

 

육교를 통해 황거 앞에 위치한 작은 공원으로 이동할 수 있다.

옆으로 건너가면 나오는 작은 공원. 몇몇 큼직한 동상들이 눈에 띈다. 메이지 시기쯤 해서 일본의 근대화에 앞장선 인물들을 이렇게 동상으로 세워놓은 듯 했다. 

 

키타노마루 공원 입구.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에도 성터라고 할 수 있다.

아까의 작은 공원을 지나쳐 본격적인 에도 성터인 키타노마루 공원쪽으로 들어갔다. 역시 중세시기 세워진 성답게 침입자를 효과적으로 막기위해 성 주위로 둘러싸진 거대한 해자와 ㄱ자 형태의 꺾여있는 성 입구를 볼 수 있었다. 해자는 규모에 따라 없는 경우도 있지만 ㄱ자로 꺾여있는 입구는 한국과 중국의 성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설계방식이다.

 

들어가다보니 보인 큰 경기장같은 건물. 일본 무도관으로 과거 64년 도쿄 올림픽때 건설된 건물이다. 이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원래는 유도나 가라테 경기를 위한 경기장이지만 지금은 콘서트등을 진행하는 이벤트홀로써 주로 이용되고 있다고 한다. 현수막을 보니 마침 마츠다 세이코의 콘서트도 얼마 뒤에 예정되어있는 것 같았다.

 

마츠다 세이코를 일본 최고의 아이돌로 만든 노래 '푸른 산호초'.

활동 당시 특유의 헤어스타일은 '세이코짱 컷' 이라는 말이 생길만큼 엄청나게 인기를 끌었다.

마츠다 세이코라고 하면 '영원한 아이돌'이라고 할 만큼 데뷔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국내외 팬덤을 가지고 있는 가수다. 일본은 물론 90년대 일본 문화 개방 1세대였던 어르신들에게는 청춘을 함께한 추억의 가수이기도 하다. 1980년에 데뷔해 공전의 히트곡 '푸른 산호초'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80년대 내내 일본 내 차트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일본 버블기 당시 그 인기는 거의 유일무이한 수준이었다. 오죽하면 당시 한국에서는 아직 일본 대중문화 개방 전이여서 공식적으로 이러한 영상을 볼 수 없는 상태였음에도 카세트 테이프등이 불법으로 유통되어 아는 사람들끼리는 마츠다 세이코의 노래를 즐겨들었을 정도.

 

데뷔를 하고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80년대부터 각종 스캔들, 루머를 비롯한 개인사 논란이 항상 있어왔고 최근에는 똑같이 연예계에서 활동하던 딸이 불미스럽게 세상을 떠나 잠시 휴식기를 가지기도 했지만 데뷔를 한지 벌써 4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가수로 활발하게 활동중인 프로중의 프로이기도 하다.  이제 나이가 적지 않다보니 창법과 성량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건강하게 있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그 시절 추억을 되새겨주는 아이돌로서의 역할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꼿꼿하게 예쁘게도 자란 은행나무. 상당히 크기가 커서 차마 벨수는 없었는지 나무를 비껴서 도로가 포장되어 있었다.

 

성터가 상당히 넓다보니 지금은 아예 성터를 가로지르는 크고 작은 도로들이 많이 있다.
도쿄국립근대미술관.

키타노마루 공원에서 빠져나와 도로를 걸어가다보면 도쿄국립근대미술관이 있다. 이름 그대로 19세기말부터 현대까지의 미술품들을 수집 및 전시하는 미술관이다.

 

이번 여름에는 안토니 가우디와 그가 남긴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에 대한 특별 전시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전세계적으로 저명한 건축가이다보니 미술이나 건축쪽에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볼 것 같았다.

 

건축쪽에 지식이 있거나 크게 흥미가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회가 있을때 한 번쯤은 보는게 좋을 것 같아 미술관에서 잠시 쉬어간다는 마인드로 가우디 전시회 표를 구매했다. 당시 표 가격은 2,200엔으로 꽤나 나가는 편.

 

표를 구매하고 전시장 입구로 들어가니 각자 국적에 맞춘 안내 이어폰을 제공하였다. 전시장 내부 각 지점마다 적혀있는 번호를 누르면 그쪽 전시물에 대한 안내를 해주는 방식이다. 한국어로 적혀져있는 안내지도 줘서 큰 어려움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가우디의 데스마스크. 말년에 교통사고를 당하고 제대로 처치를 받지못해 불행하게 세상을 떠났다. 전시장에서 구간에 따라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제한되는 곳이 있으니 주의해야한다. 나도 이점을 잘 모르고 주변을 촬영하다가 안에 계신 관리자분께 제지를 받아서 상당히 무안하고 죄송스러웠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의 완성형 미니어쳐.

가우디의 작품들은 자연의 모습들을 본떠서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곡선들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은 중력의 힘을 받아 들어진 끈의 모양을 반전시킨 아치형 모양으로 전체적인 구성이 잡혀있는데, 이를 위해 공방안에 온통 실을 늘어뜨리고 추를 매달아보면서 가장 이상적인 곡선의 형태를 만들어내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오늘날 일부 건축가들은 가우디에 대해 자연의 모습을 건축에 담아낸것은 분명 아름다우나 자연물을 기반으로 건축을 한다는 점에만 집중하다보니 실용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경우가 많고 결국 어디까지나 이미 존재하는 자연의 형상을 모방한 것일뿐 자신만의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지는 않았다고 평가하며 가우디에 대한 지나친 고평가, 신격화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가우디가 실용적이거나 특출나게 창조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매우 동의하지만 가우디를 건축가가 아니라 예술가라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보게되면 그의 작품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작품으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나 갈수록 자연의 본래 모습이 사라져가고 인간을 통해 계속해서 변화하고 개조되며 새로운 개념들이 등장하고 있는 현대에서 전통적인 자연물을 배경으로 만들어낸 가우디의 건축물들은 앞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그 가치가 빛날 것이라고 생각된다. 

 

성당 꼭대기 부분을 장식하는 조형물들.

전시물을 다보고 출구로 나오면 있는 기념품 상점.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가격에 가우디와 관련한 굿즈들을 이것저것 판매하고 있었다.

 

헤드폰은 기념품 가게 출구쪽에서 반납하면 된다.

대성당 뱃지와 가우디 자석. 여행을 다녀올때마다 집 현관문에 기념자석을 하나씩 붙이는 작은 취미가 있어서 이번에도 하나 구매했다.

 

다른 성들과는 비교조차 안되는 넓은 해자가 눈에 띈다.

미술관을 나와서 그 옆의 다케바시라는 다리를 지나간다. 거대한 해자와 성벽이 있는 것을 보니 이전에 지나쳤던 공원과 미술관까지 과거 에도성 부지의 일부인 것으로 보였다. 관동 대지진, 도쿄 대공습 등으로 성 내부 건축물들이 많이 유실되었지만 거대한 해자와 성벽의 넓이만 봐도 에도 성이 과거에 얼마나 거대했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일본의 유명 마이니치 신문사 건물. 일본의 4대 일간지중 하나이자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신문사이기도 하다. 한국의 조중동/한경오와 같이 일본 4대 일간지도 성향이 다 조금씩 다른데, 그 중 마이니치 신문은 아사히 신문과 같이 좌파적인 성향을 띄는 언론사다.

 

마이니치 신문사 반대편에 보이는 예쁜 다리와 전통건물. 황실의 동쪽정원, 고쿄 히가시 교엔의 입구다.

 

공원으로 들어가는 다리 입구. 입장료는 무료다.

동어원을 둘러보던 중 마주친 왜가리.

 

온게임넷에서 방영했던 프로그램 '강민의 올드보이' 中.

카리스마 대빵큰오리라는 괴악한 이름으로 불리며 한 때 밈이 되어서 내 또래나 그 위의 형님들은 다들 알법한 새다. 유행했던게 벌써 10년도 전의 일이다보니 2000년대생부터는 이 밈에 대해 잘 모르는 듯 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스타 프로리그가 살아있었는데... 옛날에 낄낄대고 재밌어했던 개그와 밈들이 점점 세월을 타는걸 보면 참 아쉽다.

 

엄청난 크기의 돌들. 작게는 사람몸통만한 것부터 크게는 사람 몇 배만한 것도 있다 .
백인번소. 옛날 에도시절 경비소다.

성 내부에 있는 백인번소라는 건물. 이름 그대로 에도시기 황실의 호위병력 100여명이 상주해있었던 경비소다. 

 

각 출입구들은 경찰관들이 통제하고 있다.

정원에서 빠져나와 성 외부를 따라 돌아가다보니 엄청나게 넓은 공간이 나왔다. 주변에 그늘이 생길만한 곳이 하나도 없다보니 걸어가는동안 상당히 더워서 애를 먹었다.

 

땡볕의 허허벌판을 계속 걸어가다보니 황거 입구가 있는 쪽으로 오게 되었다. 우리 말고도 단체로 온 서양인 관광객분들이 가이드의 안내를 받고 있었다. 

 

부동자세를 유지한체 경비를 서고 있는 황실호위대. 마치 영국의 왕실 근위대를 보는 듯 하다. 비슷한 일을 해봤거나 군생활을 해본 사람들이라면 저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을거다.

 

밑에서 바라본 이중교. 저 다리 건너 있는 곳이 황족들의 거주지라고 한다. 상당히 통제가 되어있는 곳이라 여기에 있는 외부 경비 인원들도 내부가 어떤식으로 되어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에도성을 빠져나와 옆에 있는 히비야 공원으로 나왔다. 이 히비야 공원 바로 앞에 상당히 유명하고 오래된 일본의 고급 호텔인 제국호텔도있다. 좀전에 봤던 황거 주변 성터는 마치 청와대처럼 대중에게 공개는 되어 있지만 여러 활동에 제한이 있는 장소였다면 옆에 있는 히비야 공원은 우리가 보통의 공원하면 흔히 생각하는 자유로운 분위기의 공원이었다.

 

공원 중앙에 위치한 4층크기의 건물.

공원 한가운데 있는 경양식집인 히비야 마츠모토로. 역사가 상당히 오래된 경양식 집이다. 벌써 이 자리에 개업한지 100년이 훌쩍 넘은 경양식계의 살아있는 화석 중 하나다.

 

메뉴는 딱히 특별할 것 없는 경양식 메뉴들을 취급한다.
깔끔한 내부 디자인. 디저트 메뉴들도 있어 겸사겸사 간단한 간식을 먹기에도 좋은 가게다.

안은 상당히 깔끔한 카페느낌이다. 굳이 식사메뉴가 아니더라도 간단한 주류나 음료수 같은걸 즐겨도 될 법한 캐주얼한 분위기. 이때가 한 3시정도로 식사시간대가 아니다 보니 더 한적했던 것 같다.

 

우리는 음료로 진저에일과 레몬사와, 간단한 식사로 비프카레와 하야시라이스(하이라이스)를 주문했다.

 

하야시라이스.
비프카레.
용기에 담아져있던 소스를 부었다. 짜장마냥 진한 색깔이 특이하다.

일행의 비프카레와 내가 주문한 하야시라이스. 연근과 뭔지 알 수 없는 무말랭이 같은 아채 절임이 같이 곁들여져서 나왔다. 한국에서는 하이라이스라고 부르는 음식인데, 한국과 교류가 많은 오사카에서 하야시라이스를 부르는 방언이 하이시라이스이다 보니 그쪽의 영향을 받아 한국에선 하이라이스라고 하는 듯 하다. ~라이스라는 이름에서 뭔가 카레 엇비슷한 요리라고들 생각하지만 사실 밥과 같이 먹는다는것만 비슷하지 베이스가 아예 다른 음식이다. 재료만 보자면 카레가루, 마살라 같은 인도풍 향신료가 아닌 데미글라스 소스(흔히 말하는 돈까스 소스)를 기반으로 소고기와 각종 채소들을 푹 졸인 음식이라 프랑스의 뵈프 부르기뇽을 덮밥으로 먹는것에 더 가깝다.

 

내가 일본의 하이라이스를 처음 먹어봐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여기서 먹은 하야시라이스는 한국의 하이라이스보다 색이 훨씬 진해서 마치 짜장과 비슷해보이고 실제로 맛도 짜장같은 맛이 났다. 일본에서 짜장밥을 먹기는 쉽지 않으니 일본에 있는 동안 짜장밥 같은 음식이 땡긴다면 경양식 집에서 하야시 라이스를 주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가는 길에 보인 예쁜 정원. 도심 중간중간에 쉬어갈만한 정원이 있어서 뚜벅이 여행객들도 생각보다 돌아다닐만하다.

 

추억벤치. 자신들의 추억을 기리고 싶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싶은 일이나 말들이 적혀진 벤치를 공원에 기부하여 공공재로 사용하게끔 하고 가끔씩 생각날때마다 찾아와서 추억을 떠올리는 장소로 알고 있다. 한국에서도 이와 비슷한 켐페인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아직 내가 살고있는 곳 근처에서 본적은 없다.

 

히비야 공원에서 나와서 조금 걸어가 지하철을 타고 도쿄타워 근처까지 이동했다. 히비야 공원쪽에서 도쿄타워 근처에 바로 가는 정류장이 없는지 지하철에서 내리고 나서도 한 15분 가량 도심속을 걸어가야했다.

뭔가 엄청난 상업 건물. 저쪽 한 블럭 전체가 저런식으로 조성되어 상가 역할을 하고있는 듯 하다.

 

이동하는 길에 잠깐 보인 도쿄타워 머릿부분.
도심속을 헤쳐가다가 찾은 도쿄타워.

도심 사이를 가로질러 오르막길까지 올라가니 드디어 도쿄타워가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갈수록 세계 곳곳에 엄청난 높이의 마천루들이 세워지고 있고 일본 내에서도 최근 지어진 도쿄 스카이트리 때문에 고층 건물로서의 의미는 빛이 바랜감이 있지만 그럼에도 패전 후 일본의 재건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있고 붉은 색의 색상이 주변 풍경과 차별점을 주다보니 여전히 후지산과 함께 일본을 상징하는 양대 랜드마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1층 건물로 들어가면 매표소 방향이 잘 안내되어 있다.
전망대별 요금안내.

표는 일반 관람표와 탑 데크 투어로 나누어진다. 탑 데크 투어는 조금 더 위층의 특별 전망대로 올라갈 수 있고 웰컴 드링크, 작은 카드 사진촬영, 안내 이어폰과 같은 서비스가 제공된다.

 

도쿄 타워의 미스터리라고 하는 사건. 306미터 지점 안테나 구조물 안에 고무 야구공이 뜬금없이 있어서 도대체 어디서 이게 들어간건지 알 수 없다고 한다. 그나마 현실적인 추측이라면 건축당시 타워를 만드는 인부 중 한명이 실수 또는 고의로 안테나 구조물 안에 야구공을 넣게 되었고 별다른 문제는 없을 것 같으니 그냥 그대로 건축을 진행한게 아닐까 싶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메인 전망대로 올라왔다. 전망대 관람방식은 메인전망대/특별전망대로 나누어지고 메인전망대에서 한번 더 특별전망대로 올라간다는 점까지 도쿄 스카이트리와 상당히 비슷하다. 아무래도 도쿄 스카이트리에 비해서는 규모가 작긴하지만 보통의 건물 전망대들보다는 훨씬 큰 편이다.

 

도쿄 스카이트리. 제법 거리가 있음에도 워낙 높은 건물이다 보니 꽤나 선명하게 보인다.
도쿄타워 신사.

메인 전망대 한켠에 있는 작은 신사. 도쿄타워를 찾아오는 방문객들, 방송사들, 지역주민들의 안녕을 수호한다는 나름 그럴듯한 역할까지 있는 확실한 신사다.

 

도쿄 타워에서 바로 내려다보이는 증상사. 위에 계신 경비분에게 물어보니 상당히 유명한 절이고 신사도 안에 같이 있다고 한다. 센소지에서도 그랬듯 일본의 절은 신토와 많이 융합되어 있고 보통 절이 있으면 그 절을 세운 설립자를 신으로 모시는 신사가 같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 여기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산자락 넘어 흐릿한 실루엣으로 보이는 후지산. 여름이다보니 이정도가 한계인 듯 했다.

저번 스카이트리때는 날씨 때문에 보지 못했던 후지산이 이번엔 흐릿하게나마 보였다.

 

탑 데크로 올라가는 동안 지급받은 안내 오디오. 옛날 스마트폰같은걸 준다.
서재처럼 되어있는 대기칸. 양 옆으로 사진이 하나씩 걸려있다.

줄을 서서 기다리다 안내 오디오도 받고서 위층 전망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대기실로 이동했다. 엘레베이터 앞 공간은 서재처럼 꾸며져 있는데 도쿄타워 설립자의 서재를 본따서 만든 곳이라고 한다.

 

벽에 걸려있는 도쿄타워 설립자와 건축가 사진이 서로 호그와트 초상화마냥 움직이면서 대화를 한다. 대충 도쿄타워를 건설하게 된 배경과 둘의 비전등에 대한 내용이다. 여기도 안내 오디오가 타이밍을 적당히 맞추어 한국어로 번역하여 얘기해주는데, 실제 현장 오디오와 약간 싱크차이가 있어 일본어를 좀 한다면 그냥 오디오는 듣지말고 원어로 듣는게 나을 것 같다.

 

탑 데크로 올라가는 중간층에서 주는 웰컴 드링크. 평범한 음료수다. 탑데크는 엘리베이터를 두 번 거쳐서 올라가는 방식인데 여기 중간층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한다. 손가락 세개를 펴고서 WIO~ 라고 하는것이 트레이드 마크라고 하는데, 안내원분 말로는 전파를 뜻하는 기호가 W, I, O 가 합쳐져있는 모양새라서 이런 제스쳐가 만들어졌다고. 도쿄 타워가 기본적으로 도쿄 전역의 전파 송신을 위해 지어졌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적절하다고 생각된다. 

 

특별 전망대로 올라왔다. 다이아몬드를 표현하고 싶었던건지 거울처럼 번쩍거리는 디자인이 눈에 띈다.

마침내 도착한 Top Deck. 이 최상층 전망대는 일명 VIP라고 하는데, 우리가 아는 그 약자가 아닌 Very Impressive Panorama의 약자라고 한다. 자기들 나름대로의 유머인듯. 

 

도쿄 앞바다. 레인보우 브릿지와 오다이바가 보인다.
아주 흐릿하게 보이는 후지산.

도쿄 타워 옆의 교차로. 안내음성에 따르면 도쿄타워에서 내려다보이는 또 다른 작은 도쿄타워라고 하는데, 중간을 가로지르는 도로때문에 도쿄타워보다는 길쭉한 불가사리같이 보인다.

 

네덜란드 공사관. 수교 역사가 상당히 오래된 나라인 만큼 과거부터 이어져온 자그마한 저택이었다.

 

 

탑 데크에 있는 화장실. 높은 곳에서 영역 표시를 하고 싶은건 만물의 본능이 아닐까. 비행기에서 화장실을 이용하는것 같이 묘한 쾌감이 있다.

 

로봇 페퍼. 탑 데크에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 앞에 있으면서 대기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재롱을 떤다.

내려가는길에 있었던 로봇 페퍼. 오른쪽 눈이 빨갛게 빛나는 채로 삐걱삐걱 움직이는 것이 왠지 모르게 주지사님이 나오는 SF영화가 생각나서 약간 불쾌한 골짜기가 느껴졌다. 꽤 귀엽기도 했지만 아직 실용단계에서의 로봇기술의 갈길이 멀다는게 바로 느껴졌다.

 

도쿄의 해가 저물고 있다.

다시 메인 전망대로 내려와 계단을 따라 지상으로 내려갈 수 있는 층으로 이동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항상 전망대를 운용하는 높은 타워들은 내려갈때는 항상 메인 전망대에서 한층 더 내려가서 엘리베이터를 탑승해야하는 구조로 만들어져있다. 메인 전망대로 올라가는 사람들과 동선이 겹치지 않기 위해서 그러는 건가 싶다.

 

역시나 또 있는 고소공포증 존. 그래도 저번 스카이트리에 비해서 이정도는 귀여운 편이다.

 

메인 전망대 밑 층에 있는 작은 무대.

한 쪽에서는 한 여성분이 DJ장비같은걸 앞에 달고서 시티팝을 틀고 있었다. 주변의 호응까지 있다보니 무슨 클럽같기도 하다. 상당히 무거워보이는 장비였는데 태연하게 돌아다니면서 리액션까지 하는걸 보면 역시 대단한 사람들이 세상에는 많은 것 같다.

 

지상층으로 내려가면 나오는 넓은 기념품 가게.

기념품 샵 옆 포토 카운터에서 촬영한 사진카드를 수령할 수 있었다. 촬영한 사진은 크게 인쇄된 버전으로도 구할 수 있는데 그건 추가금을 내야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왼쪽 3개는 기념품으로 구매한 부적, 자석, 작은 도쿄타워 조각이고 오른쪽은 도쿄타워 표와 기념품 카드다.

 

커다랗고 하얀눈의 기괴한 캐릭터가 주인공인 알 수 없는 작품. 인기가 꽤나 많나보다.

지상층에 있는 작은 전시관. '아치가와'라고 하는 초현실 작품 시리즈의 원화 전시회가 있었다. 저 흰색의 뻥 뚫린듯한 기괴한 눈의 캐릭터를 분명 어디서 본적이 있는 것 같아 인터넷에 검색해봤는데,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없는지 아무리 검색해도 작품 제목은 커녕 어떠한 내용도 나오지를 않는다. 도쿄타워에서도 원화 전시회를 할 정도니 일본 내에서는 나름 유명한 작품인 것 같다.

 

도쿄타워 바로 건너편에 있던 호리 교안의 무덤. '조선정벌기'라는 군담/역사소설을 집필한 것으로도 알려져있다.

도쿄타워에서 나오니 해가 거의 다 져서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다. 붉게 빛나는 도쿄타워와 파란 저녁하늘이 잘 어울린다.

 

걸어왔던 길을 그대로 돌아가 지하철을 타고서 숙소로 돌아갔다.

 

숙소 건너편의 소바집. 이전부터 계속 눈에 띄던 가게였는데 돈은 돈대로 이곳저곳 많이 써서 여유가 없고 피곤하기까지 해서 그냥 적당히 때울 저녁거리를 찾고 있었는데 마침 오늘이 좋겠다 싶어 한번 가보기로 했다.  

 

돈부리 소바세트를 꽤 괜찮은 가격에 팔고 있었다 .

들어가서 키오스크로 주문을 한 다음 나온 표를 주방에 건네주고 소바를 차게 먹을지 따뜻하게 먹을지 말해줘야한다.

 

일행이 시킨 등심카츠 덮밥과 온소바. 소바는 딱히 추가로 들어가는 것 없이 담백한 국물에 면이 전부다.

 

내가 시킨 오야코동과 냉소바. 흔히 츠케멘이라고 하는 간장베이스의 소스에 면을 찍어먹는 형식이다.

 

맛이 특출나지는 않았지만 평범하게 즐길 수 있는 무난한 맛이었다. 일행은 돈부리에 있는 달걀 노른자부분이 고소하고 좋았다고. 항상 느끼지만 돈부리 메뉴들은 마치 우리나라의 국밥집처럼 엄청난 맛을 기대하기 보다는 어디를 가든 평균이상으로 맛을 즐길 수 있는 로우리스크 로우리턴 메뉴인 것 같다.

 

숙소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들린 작은 마트. 마이 바스켓이라는 이름의 마트인데 개인 가게인지 프렌차이즈인지는 모르겠다.

 

한쪽에 자리를 잡고 진열되어있는 명란젓들. '明太'라는 한국 명칭을 그대로 쓰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본래 한국쪽에서 유래된 음식임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일본인들의 일상적인 국민반찬 중 하나가 되었다.

 

디저트와 햄이 꽤나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일본인들의 디저트와 가공육 사랑은 한국을 훨씬 뛰어넘는데, 어느 마트를 가든간에 햄과 푸딩, 케이크들은 항상 잔뜩 진열되어 있었다. 

 

역시나 다양한 신선칸의 즉석 냉장식품들. 오늘 저녁에 먹은 소바도 흔히 즐겨먹는 일상음식인 만큼 신선제품으로 팔고 있었다. 오늘날 소바가 일본의 국민 음식중 하나가 된 것에는 이유가 있는데, 과거 에도시대때는 평민들이 빈약한 반찬에 도정된 흰쌀만 줄창먹다보니 비타민 B1인 티아민이 부족해져 각기병에 생기는 사람이 많았다. 이때 비타민 B1이 풍부한 메밀소바를 먹으면 각기병이 곧 잘 나아 각기병 치료목적으로 소바를 정기적으로 챙겨먹게 되면서 소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게되었고 이때 생긴 관습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라고한다.

 

혼자 속으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마트 탐방을 마무리하고 적당히 먹을만한 아침거리와 식수를 산 다음 숙소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어제 빡세게 돌아다녔다보니 원래는 좀 쉬엄쉬엄 다니려고 했는데 어쩌다가 이곳저곳 들린곳이 참 많아진 하루였다. 아무튼 이렇게 도쿄에서의 긴 4일차 밤이 지나갔다.  

 

 

 

야스쿠니 신사 · 3 Chome-1-1 Kudankita, Chiyoda City, Tokyo 102-0073 일본

★★★★☆ · 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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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국립근대미술관 · 3-1 Kitanomarukoen, Chiyoda City, Tokyo 102-8322 일본

★★★★☆ ·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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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쿄 · 1-1 Chiyoda, Chiyoda City, Tokyo 100-8111 일본

★★★★☆ · 성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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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야 마츠모토로 · 1-2 Hibiyakoen, Chiyoda City, Tokyo 100-0012 일본

★★★★☆ · 서양음식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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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타워 · 4 Chome-2-8 Shibakoen, Minato City, Tokyo 105-0011 일본

★★★★☆ · 관광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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