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7월 일본여행기

5일차: 도쿄 앞바다 구경과 아키하바라의 메이드 카페 체험

자손영 2023. 8. 15. 02:04

오늘의 아침. 일본 아니랄까봐 생선이 잔뜩이다.

연어 도시락. 한국에서는 이렇게 큰 토막의 연어 도시락을 보기가 힘들다. 연어부터 명란, 고등어 등등 항상 메인반찬으로 생선이 있는 것을 보면 일본인들은 유독 밥과 생선에 진심인 것 같다. 메이지 시대 전까지 1000년간 육식을 못했으니 거의 유일한 단백질 섭취 대상이었던 생선에게 각별할 수 밖에 없나보다.

 

잊을만하면 항상 보이는 인도 음식점들.

길을 가던 도중 보인 인도 음식점. 판매하는 모든 메뉴가 할랄푸드이고 이슬람을 상징하는 초록색 초승달까지 있는걸 보면 파키스탄계 요리사분께서 운영하시는 가게인 것 같다. 전세계적으로 무슬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어딜가나 공동체가 있다보니 일본에서도 할랄푸드 가게를 생각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키하바라 위쪽으로 계속 올라가 아메요코 상점가 쪽으로 이동.

 

아메요코 상점가 중심지에 있는 오카치마치 역. 여기서 신바시까지 가야한다.

 

오다이바까지 가는 길의 중간 환승지점인 신바시.

신바시에서 내려 다른 노선으로 환승한다. 아마 구글맵이 없었다면 우리는 진작에 미아가 되지 않았을까.

 

성공적으로 야마노테선에서 유리카모메선으로 환승했다. 구별을 위해서인지 노선마다 표 색상이 다 다른 것 같다.

 

우리의 목적지인 오다이바 해변공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다이바 정류장에서 내려야 한다.

 

레인보우 브릿지를 따라 이동하는 전철 .
후지 테레비 본사 건물.

레인보우 브릿지를 따라 그대로 오다이바까지 이동한다. 부산항대교와 비슷하게 오르고 내려가는 길이 한 바퀴 크게 나선형으로 돌아가는 식으로 다리가 만들어져있다. 부산항대교의 경우 직선으로 다리까지 이어지는 도로를 만들면 경사가 지나치게 가파르게 되어 규정에 걸리다보니 그런 모양이 되었다고 하는데 아마 여기도 비슷한 사정인 것 같다. 뱅글뱅글 올라가는건 전철도 마찬가지라 마치 놀이동산의 애들 청룡열차를 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오다이바 공원.

다이바 정류장에서 내려서 옆을 보면 바로 오다이바 공원이 보인다.

 

오다이바는 방어 포대라는 台場(다이바)라는 말에 흔히 영어의 'a ~', 'the~' 처럼 붙는 접두어인 お(오)가 붙은 것이다. 19세기 무렵 페리제독이 일본에 군함을 밀고 들어왔을때 위협을 느낀 일본이 여기에 포대를 설치했지만 결국 개항을 하게 되어 목적을 상실해버리고 계속해서 방치되었다가 버블 시대부터 적극적으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버블시대때는 돈 많은 사람들의 별장 등 고급 거주지로서 개발되다가 버블이 터진다음 침체되어 싹다 갈아 엎고 지금의 비즈니스, 상업지구같은 모양새가 되었다고. 다만 아직 고급 맨션이나 넓은 공원,  쇼핑몰등도 남아있는 걸 보면 관광지, 거주지로서의 역할도 여전히 수행하는 것 같다.

 

레인보우 브릿지와 도심을 볼 수 있는 망원경.
엄청나게 긴 길이를 자랑하는 레인보우 브릿지. 밤이 되면 더 아름다울 것 같다.

도쿄의 해안선이 넓게 펼쳐져있다. 레인보우 브릿지를 따라 좌측엔 도쿄타워, 우측에는 스카이트리가 보였다.

 

바위 사이의 작은 게들을 채집하시는 어르신.

게를 잡으려고 바위 틈을 돌아다니는 현지인 어르신이 계셨다. 오늘은 날이 너무 더워서 그런지 게들도 숨어들어가 보이지 않는다고.

 

돌로 되어있는 다이바 역쪽 해변은 어로활동을 비롯한 채집이 가능하지만 여기를 기점으로 오른편 해변공원부터는 금지되어있다.

 

가끔 유명한 관광지에는 이렇게 비자/마스터를 비롯한 카드 결제를 지원하는 자판기가 있다.
우롱차와 보리차.
오다이바 해변공원 해상버스 선착장.

조금 걸어가면 나오는 매표소. 여기서 해상버스를 탈 수 있는 표를 구매할 수 있다. 지나가는 현지인분과 어쩌다보니 말을 섞게 되었는데, 오늘은 너무 더워서 현지인은 거의 돌아다니지 않고 다 외국인들밖에 없다고하면서 더위 안먹게 조심하라고 걱정을 해주셨다. 도쿄에 와서 먹을 만한 음식이 있는지 추천해 달라고 물어보니 도쿄에서는 몬자야끼라고 하는 지역음식이 있으니 꼭 먹어보라고 해서 나중에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스카이워크. 이쪽의 데크를 따라 걸어가면 오다이바의 상징이기도 한 미니어처 자유의 여신상을 볼 수 있다.

 

미니어처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나름 큰 편이다. 꽤 큰 동상정도의 크기라고 생각하면 된다.

 

물병을 들고 그럴듯하게 찍어본 한 컷.

오다이바 해변 공원 뒤편으로 보이는 후지 테레비 본사. 한국으로 치면 MBC정도의 큰 방송사라고 생각하면 된다. 은색 구형의 특이한 구조물이 인상적이다.

 

다시 매표소쪽으로 돌아가 오른편으로 계속 걸어가다보면 해변이 나온다. 숭어로 추정되는 물고기들이 해변 주변 얕은 물가에서 뛰어다니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이맘때쯤 바닷가를 가면 물 위로 튀어오르는 숭어들을 많이 볼 수 있어 상당히 익숙한 풍경이다. 숭어가 수면위로 뛰는 원인은 학계에서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미스테리 중 하나인데, 몸에 붙어있는 기생충들을 떼어내기 위해서라든지 해변가 바닷물에 용존 산소량이 부족해 뛴다는 등 추측만 하고 있다고 한다. 

 

날이 너무 더워 해변에서 오래있기는 힘들다 보니 그냥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오다이바 해변공원 뒤편으로는 대형 상가건물도 있으니 쇼핑을 하고 싶다면 이용해도 좋을 듯 하다.

 

오다이바 해변공원 역. 마침 도쿄 앞바다에 왔으니 도쿄 츠키지 수산시장에도 가보기로 했다. 

 

시오도메에서 내려서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야 한다.

 

지하로를 따라 이동하던 도중 발견한 도쿄 여행가이드. 각국 언어로 전부 구비되어있다.

 

츠키지시장 정류장에서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왔다.
츠키지 시장 입구쪽.

오른편으로 조금만 걸어가니 바로 시장이 보였다. 다양한 해산물들을 팔고 있었고 큼지막한 굴들과 성게알, 그리고 연어들이 인상적이었다.

 

생선가게에서 소분된 해산물들을 진열해놓고 앞의 작은 테이블에서 술과 함께 간단하게 맛을 볼 수 있는 가게들도 꽤 보였다. 얼음도 깔아놓아서 괜찮아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상당히 더운 한여름에 저렇게 바로 먹을 식재료들을 두면 좀 위험할 것 같아 우리는 그냥 다른 가게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스시 잔마이 츠키지 본점.

저번의 아메요코초에 이어 이번에도 보이는 스시 잔마이. 여기가 바로 본점이다. 상당히 인지도가 높은 체인점이다 보니 가게앞의 동상과 기념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도 많았다. 이런 유명한 브랜드 체인점에 가는 것도 좋지만 나는 좀 더 여기에서만 맛볼 수 있는 현지의 맛을 찾는것을 중요시 여기는 타입이라 조금 더 둘러보면서 좋은 가게를 찾아보기로 했다.

 

뭔가 발이 쳐진채로 노포같은 분위기가 나는 가게가 보여 들어가보았다. 처음 지나갈때부터 맛집의 느낌이 나서 눈에 두고 있었는데 검색을 해보니 시장 내 가게들 중에서도 꽤 평이 높은 편이었다.

 

메뉴들.
일행은 그냥 우롱차를, 나는 우롱하이를 마셨다.

목이 말라서 먼저 마실 것 부터 주문했다. 메뉴에는 없어도 음료부분에 우롱차가 있길래 부탁하니 바로 주셨다. 시원하면서도 우롱차 특유의 약간 쌉쌀한 맛이 술과 같이 타먹기에는 최고다.

 

생굴. 예상했덧것보다 상당히 컸다. 횟집에서 흔히 석화라고 하면서 나오는 웬만한 굴들보다 더 커보였다. 옆의 레몬조각이 크기를 잘 보여준다. 맛도 비주얼 만큼이 상당히 좋았다. 불쾌한 잡맛이나 비린내 없이 깔끔하면서도 고소한 굴 특유의 맛이 마음에 들었다.

 

조개 술찜.

이어서 나온 조개술찜. 조개는 개조개같은걸 사용한 것 같다. 살이 탱탱하고 적당히 짭짤한 맛이 좋았으나 국물은 썩 입에 맞지는 않았다. 칼칼한 맛이 팍 나야 한국감성인데 조개의 잡냅새를 날리는 것이 술찜의 본 목적이다보니 사실 다른게 당연하다.

 

다음으로는 스시 6. 오른쪽부터 왼쪽순서대로 오도로(대뱃살), 아카미(속살), 연어, 생새우, 연어 타다키, 오도로 타다키이다. 오도로가 상당히 부드러웠고 전혀 비린맛이 나지 않은 채 고소한 맛만 나서 상당히 놀라웠다.

 

예전에 오키나와 여행을 갔을 때 회전초밥집에서 주문해서 먹은 오도로는 비린맛이 좀 올라와서 원래 이런 맛인가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오키나와같은 아열대 지역에서는 원래 초밥을 먹는 지역이 아니기도 했고 저가 회전초밥집에서 다루는 오도로의 품질이 그렇게 높지 않다보니 그랬던 것 같다. 이번에 제대로 된 오도로를 먹어보고 역시 해산물같이 신선도와 질이 생명인 식재료는 현지에서 먹는 맛이 최고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날 점심의 하이라이트인 고급 우니 초밥.

마지막으로 나온 우니(성게). 무려 싯가로 22백엔의 거금을 주고 주문했다. 온도에 상당히 민감한 식재료이기 때문에 나오는 것과 동시에 소스 없이 30초 안에 바로 먹어라고 안내를 해주신다.

 

맛은 은은한 바다내음과 고소한 맛이 느껴지면서 마치 우유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게 녹아드는 맛이다. 상당히 진하고 개성이 강한 맛이라 이거 하나만 계속해서 퍼먹을 수 있는 맛은 아니지만 앞으로 신선한 우니를 취급하는 집이 있다면 반드시 한번은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훌륭한 맛이었다.

 

그렇게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나서 나온 계산표. 그렇게 많이 먹지 않았음에도 가격이 제법 나왔다. 아무리 수산 시장이라도 도쿄같은 곳에서 수산물로 배를 채울려고 하면 안된다는 점을 반드시 명심해야한다. 특히 굴, 성게같은 단가가 쎈 해산물을 먹을 경우에는 더더욱.

 

츠키지 수산시장에서 빠져나와 바로 위쪽에 붙어있는 긴자로 이동했다.

 

긴자 외곽.
일본의 유명한 가부키 극장인 가부키자.

긴자 거리를 돌아다니다가 보인 가부키극장. 상당한 역사를 자랑하는 듯 했다. 지금 공연 시간이 아니기도 했고 우리는 굳이 볼 생각은 없어서 그냥 사진만 찍고 계속 둘러보기로 했다.

 

날이 워낙에 덥다보니 물안개를 뿌려주는 벤치코너들도 있다.

긴자 중심지로 가는길에 보인 휴식공간. 물안개를 계속 뿌려줘서 잠시 열을 식히기에는 좋았다.

 

긴자를 상징하는 와코 백화점 세이코 시계탑. 긴자 최중심지에 위치해있다.

긴자를 상징하는 세이코 시계탑. 매우 더운 낮시간임에도 꽤나 사람들이 많이 돌아다녔다.

 

각종 명품들을 다루는 백화점, 매장들이 즐비하다.
지뢰계 패션을 하는 여자들의 잇템이라는 MCM매장도 있었다.

일본 내에서도 명품거리로 알려진 만큼 온통 까르띠에, 샤넬, 루이비통 등 명품매장밖에 안보인다. 굳이 비교를 하자면 한국에서는 아마 명동이 이런 느낌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또 긴자라고 하면 초고가의 하이엔드 스시집들이 모여있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보통 한 끼에 수십만원은 기본이고 백만원이상도 우습게 깨지는 가게들이라고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도 터지고 가게주인들의 지나친 고집과 강압적인 태도 등으로 젊은층에게 외면받아 찾아오는 손님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들었다. 나같이 주머니 가벼운 20대 젊은이들은 긴자에서 비싼 돈 주고 스시를 먹기에는 너무 부담이 크니 그냥 근처에있는 츠키지 시장에서 가볍게 한끼 먹는게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까 싶다.

 

긴자역에서 롯폰기역으로 이동. 역시나 명품골목답게 지하철 플랫폼도 깔끔하고 세련된 메탈느낌으로 꾸며져있다.

 

롯폰기 정류장에서 하차.
롯폰기 골목. 일본에서도 상당히 유명한 유흥지구 중 하나다.

골목으로 들어가니 도로 사이의 뚫려있는 공간에 자리를 잡고 있는 도쿄타워가 보인다. 도쿄타워를 도심 속에서 깔끔하게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장소인 것 같다.

 

돈키호테 롯폰기점. 조금 규모가 있는 도시라면 항상 보이는 것 같다.

약간 바깥쪽으로 빠져나오다가 마주치게 된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 뉴욕의 3대 스테이크 집 중 하나로 한국에서도 상당히 인지도가 있는 스테이크 하우스다. 서울 청담동에도 분점이 한 곳 있다고 하는데 가격이 워낙에 살발하다보니 하늘에서 돈다발이라도 떨어지지 않는 이상 먹을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롯폰기가 상당한 번화가이고 유흥가이기도 한데 그 바로 옆으로 조금만 가니 학교가 많이 모여있었다.

 

APA호텔 롯폰기지점. 일본내에서 상당히 입지가 넓은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로 보였다. 일본 내 수백곳의 지점이 있고 특유의 오렌지/블랙 컬러로 디자인이 통일되어있어 어딜 가나 눈에 띈다.

 

겉보기에는 좀 개성이 강해보이는 평범한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 같지만 호텔의 사장이 극우 성향이라 난징대학살을 부정하는 정치서적을 호텔 내에 구비해두기도 하고 아예 회사 산하에 극우단체인 아파일본재흥재단까지 있어 이용하기가 좀 껄끄럽다. 한국인을 차별한다든지 하는 서비스 상의 문제는 없다고 하지만 사장이 이렇다보니 이용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고 이번 일정에 아파 호텔을 이용하는 경우는 없었다.

 

근처의 고층 오피스텔로 보이는 곳의 입구의 돌난간에서 잠시 앉아 휴식을 취했다. 롯폰기에서 보려고했던 곳들이 원래 좀 더 있었는데 원래 보려고 했던 곳에 공사를 해서 못가게 된 것도 있고 최근 며칠동안 계속 걸어다녀 피곤이 쌓였다보니 이 이상 돌아다니는건 무리일 것 같아 그냥 숙소쪽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15분 정도 걸은다음 타케미케 사노에서 아키하바라로 가는 지하철을 탔다. 긴자를 거쳐가는 지하철 답게 엄청나게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다시 돌아온 아키하바라. 역시 난 긴자같은 명품가보다는 육수냄새 진하게 나는 이런 골목이 더 편한 것 같다. 동족의 냄새가 나서 익숙하달까.

 

메이드리밍 본점 입구. 약간 골목 안쪽의 작은 빌딩에 있어서 좀처럼 입구를 찾기가 어렵다.

아키하바라 골목 한구석에 있는 메이드리밍 본점.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 건물의 6층에 위치해있었다. 본점인 만큼 처음에는 작은 지점으로 시작했었던 것 같다.

 

 

애니메이션 '아키바 메이드 전쟁' 中.
일본말로 '메이드'는 지옥같이 고통받는 세계를 말하는 '명도'와 발음이 같다. 작품 내용을 생각해보면 다분히 의도적인 말장난이다.

작년 4분기쯤에 '아키바 메이드 전쟁' 이라는 아키하바라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느와르 애니메이션이 있었는데 겉보기에는 평범한 메이드 카페의 메이드 종업원들이지만 실제로는 야쿠자같은 뒷세계에서의 잔혹한 일들을 하고 서로 세력싸움을 한다는 등의 정신나간 세계관이 인상적이었다. 스토리도 부실하고 시종일관 블랙 코미디 원툴인 애니메이션이긴한데 평소에 약간 핀트 나간 쌈마이한 감성을 좋아하는 나한테는 상당히 인상적이어서 메이드 카페 하면 항상 생각나는 작품이다.

 

당연한거겠지만 실제로 메이드 카페 종원원들이 총칼을 들고 설치는 일따위는 없고, 작중 배경은 일본 느와르물의 주된 시대배경인 8~90년대지만 현실의 아키하바라에서는 2000년대 들어서부터 메이드 카페와 애니메이션 굿즈 판매점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8~90년대에는 그냥 평범한 전자상가 밀집 지구였다. 

 

아무튼 혼자서 속으로 아키바 메이드 전쟁에서의 느와르 메이드가 있진 않을까 하는 망상을 하며 기다리다보니 어느새 순서가 되어 입장을 하게 되었다.

 

입국료라고 하는 기본 요금을 성인 기준 880엔 내고 들어간다. 주문은 그냥 평범하게도 할 수 있지만 요즘 스마트폰을 다들 사용하기에 QR코드를 통해서도 주문을 할 수 있다. 처음 들어갈 때 국적을 얘기해주면 거기에 맞추어 QR코드 메뉴 안내도 한국어로 지원되는 듯 했다.

주문이나 그 외 메이드를 호출해야하는 경우에는 '냥냥~'이라고 불러야 하고 화장실은 여기서 플라워가든이라고 한다. 환상의 세계여서 언어가 다른 뭐 그런 감성인가... 옛날에 아가씨들이 화장실 가면 꽃따러 간다고들 하는데 그거랑 맥을 같이 하는 건가 싶다. 아이돌은 화장실 안간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될까. 생각할수록 어지럽다.

 

우리는 여기서 식사를 해결할 생각은 아니었기에 간단하게 디저트 세트와 메론소다를 주문했다. 디저트 세트는 파르페와 음료, 동물귀 머리띠, 원하는 메이드와 폴라로이드 사진촬영이 포함되어있다. 동물귀 머리띠는 비용에 포함되어있어 나갈 때 가져가면 된다. 원래는 오므라이스에 케첩으로 이름 적어가면서 오이시쿠나레를 하고 싶었지만 가격이 생각보다 엄청 나가고 둘 다 배가 고픈 상태는 아니었기에 아쉬운대로 디저트 세트로 만족하기로 했다.

 

메론소다 단품. 500cc잔에 나온다. 한국에서는 잘 안먹는 음료인데 일본에서는 넷카페나 만화방 같은 곳에서 줄창 마시는 일상적인 음료수 중 하나라고 한다. 한국으로 치면 피시방 웰치스 뚱캔같은 느낌?

 

'오이시쿠나레~' 를 한 다음 나온 딸기토끼 파르페. 달달한 크림과 딸기잼, 엄마손 파이같은 과자가 같이 들어가있는 구성이다. 예상가능한 맛이지만 그래서 맛있다.

 

최근 많은 인기를 끈 애니메이션 '봇치 더 락' 中. 이게 여성 스트리머들 사이에서 한동안 유행이었다.

이번에는 식사메뉴를 안시키긴 했는데 다음에 오게된다면 꼭 오므라이스를 시키고 이 대사를 외치면서 먹어보고 싶다. 생각만해도 손발이 오그라들긴하지만 재밌으면 된 거 아닐까.

 

군침이 싹 도는 미소를 짓는 나.
이때동안 본 것중 가장 행복해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다.

둘이서 음료와 디저트 세트를 시키고 나서 나온 가격. 한화로 약 53천원 정도가 나왔다. 오므라이스에 글자 새겨가면서 오이시쿠나레를 꼭 하고 싶다면 좀 더 돈을 들여도 되지만 그냥 모에모에 큥만 하고 디저트만 좀 먹으며 가성비있게 즐기고 싶다면 이정도 구성이 가장 좋다고 본다

 

나가면서 마무리로 기념 폴라로이드 사진을 찍었다. 집에 보물로 소중히 간직해둘 생각이다. 

 

나가는길에 보인 메이드리밍의 역사. 2008년부터 사업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슬슬 로션같은 소모품들이 떨어져가기 시작해서 잠시 돈키에 들려 여행동안 사용할 생필품들을 좀 사기로 했다

 

각종 버튜버 굿즈들. 인기가 엄청나서 그런지 대부분이 품절인 상태다.

 

오타쿠웨이=이젠 끝

분명 생필품을 산다고 해놓고서 한참동안 피규어랑 각종 굿즈들을 둘러보고 있었다. 여기 피규어로 전시되어있는 캐릭터들의 이름을 전부 알고있는 내 인생은 레전드가 아닐까. 이젠 끝이야...

 

거대 버튜버 소속사인 홀로라이브 내에서도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가우르 구라. 상당히 귀엽다.

아예 한쪽에는 보컬로이드 굿즈 전용 코너가 있다.정 가운데에는 역시 1세대 보컬로이드이자 최고존엄인 하츠네 미쿠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4층에 있는 면세 계산코너. 오타쿠 거리 아니랄까봐 안내 캐릭터도 원래 사용하는 마스코트인 펭귄이 아니라 아니메풍의 메이드 종업원들이 있다. 일본어를 거의 몰라서 영번역된 일본 만화를 주로 읽었었다보니 특유의 양키감성이 약간 섞인 이런 카툰 스타일이 익숙하고 마음에 든다.

 

우리는 면세구매가 아니라 지금 당장 사용할 소모품들을 구매해야 했기에 2층으로 내려가 일반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였다. 면세 구매를 할 경우에는 현지에서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있고 아예 개봉하지 못하게끔 밀봉해서 주니 현지에서 사용할 물품과 기념품등으로 한국으로 가져갈 물품의 구별을 명확히 하고 계산을 해야 한다.

 

아키바 골목에도 어느덧 해가 저물어 간다.
카레샌드와 참치마요 삼각김밥.

숙소로 돌아와 휴족시간을 쓰면서 간단하게 먹은 저녁. 어제 저녁에 구매한 카레 샌드와 참치마요 삼각김밥이다. 카레샌드가 상당히 맛이 좋은데, 한국에서도 흔히 딸기맛 크림이나 달걀등을 넣어 판매하는 하얗고 네모난 샌드 안에 오뚜기 카레 매운맛이 들어가 있는 맛이다. 예상가능한 맛이지만 상당히 맛있는게, 흔히 난이나 빵등을 카레에다 찍어서 먹기도 하니 이런 일본의 카레빵 감성은 의외로 한국인에게도 크게 낮설지 않다. 한국에서도 팔았으면 하는 간식 중 하나다.

 

 

 

오다이바 해변공원 · 1 Chome-4 Daiba, Minato City, Tokyo 135-0091 일본

★★★★☆ ·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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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키지 수산시장 · 4 Chome-16-2 Tsukiji, Chuo City, Tokyo 104-0045 일본

★★★★☆ ·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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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카페 메이도리밍 아키하바라 본점 · 일본 〒101-0021 Tokyo, Chiyoda City, Sotokanda, 3 Chome−16−17

★★★★★ · 코스프레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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